비틀즈로 알아보는 모노와 스테레오의 차이

http://soundz.egloos.com/4922031

비틀즈The Beatles 카탈로그가 재발매 되면서 모든 앨범이 스테레오 기준으로 제작되고, 또 이걸 죄다 모은 스테레오 박스와, 지금껏 구하기 힘들었던 모노버전을 별도로 모은 모노 박스가 발매된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 드렸습니다. (국내최초단독특종보도였음을 당시 한번 강조하면서. 흠흠...)

그런데 이글루스 쪽은 아니지만, 네이버 쪽에서는 '모노/스테레오가 뭐 다른거삼?' 이런 질문을 매우 많이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주이용자의 연령분포의 차이가 이런데서 드러나는 것 같은데, 쪽지로 온 것은 대충 다 설명을 드렸지만 댓글로 달리거나 한 질문들은 별도로 답하질 못해서 겸사겸사 이런 포스트를 날립니다.

음향기기나 기술에 경험과 관심이 없는 중고생들은 그럴 수 있겠으나 자주 이어폰 꽂고 음악을 듣는 대학생이나 20대들이 스테레오가 기본적으로 어떤 개념인지 모르는 것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이런 것도 세대차이일까요? ^^;;

아무튼 가장 많은 오해는 모노와 스테레오를 음질의 차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질문 안 한 분들 중에도 이런 식으로 잘못 알고계신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지요. 모노는 음질이 후진 것, 스테레오는 뭔가 단어가 근사하니까 음질이 좋은 것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노와 스테레오는 음질의 차이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리마스터링으로 인해 나타는 음색의 차이와도 관련없습니다.

* 리마스터링이 단지 음질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리마스터링은 어느 엔지니어가 담당하느냐에 따라 단순히 음질의 개선 뿐만이 아니라 곡의 느낌에 상당한 변화를 줍니다. 

모노와 스테레오는 음의 입체감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모노는 이름 그대로 소리가 한 방향에서만 들리는 것이고 스테레오는 두 방향에서 들립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좌-중-우 세 방향에서 들립니다.) 이 방향을 채널이라고 하는데 채널이 두개라 stereo라고 합니다. 그래서 채널이 5개면 5.1채널이 됩니다. (0.1에 해당하는 서브우퍼는 특정 음대역을 재생하는 장치지 특정 채널을 재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두짝인 것은 사람 귀가 두개여서가 아니라 소리가 두 곳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모노 이어폰은 당연히 한짝 밖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그니까 이런 차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스테레오의 개념은 이미 19세기 말에 정립됐지만 상업화 된 것은 50년대입니다. 그러나 클래식 음반에 먼저 적용됐고, 대중음악에는 60년대 들어서야 보급됩니다. 비틀즈가 데뷔할 무렵입니다. 그리고 60년대 후반이 되면 모노 우세에서 스테레오 우위로 대중음악 시장도 전환됩니다.

그래서 "화이트 앨범"까지의 비틀즈 앨범들이 모노와 스테레오 별도의 버전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비틀즈는 스테레오 믹스의 두 채널을 기술적으로 합치는 방식으로 모노 믹스를 제작하지 않고 모노믹스를 우선 제작한 후 별도로 스테레오 믹스를 제작했기 때문에 여러 노래에서 모노/스테레오 버전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Please Please Me(앨범말고 노래)'의 모노와 스테레오 버전을 각기 들어보면 스테레오 버전에서는 존이 가사를 틀려서 멋적게 웃는 광경이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즉, 모노믹스와 스트레오믹스에 사용된 보컬 트랙이 서로 다른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그동안 수많은 팬들이 비틀즈 앨범의 모노버전을 (첫 네장의 경우는 스테레오를) 상업적으로 발매해 줄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인터넷에는 비틀즈 모노 버전 발매를 위한 세계 팬들의 청원 서명사이트도 있습니다. 이번에 비틀즈 박스가 스테레오와 모노 두가지 형태로 나오는 것은 돈 더벌기 위해 EMI와 애플이 꼼수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듣고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빠르겠습니다. 고맙게도 비틀즈의 현행 CD들을 보면 초기 곡들의 모노와 스테레오 버전의 차이를 확인 할 수 있는 트랙들이 있습니다.


비교 1. "1"앨범을 이용

너무 팔린 나머지 현대인의 생활소품이라는 지위를 획득한 "1" CD에는 'Can't Buy Me Love', 'A Hard Day's Night', 'Eight Days a Week'가 스테레오 버전으로 실려있습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Can't Buy Me Love', 'A Hard Day's Night' 두곡을 현행 "A Hard Day's Night" CD에 실린 같은 곡의 모노 버전과 비교해서 들으시면 모노/스테레오의 차이, 입체감의 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음질의 차이도 느껴지시겠지만 그건 무시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1"은 2000년에 리마스터링한 음반이니까요. ^^;;
'Eight Days a Week'는 현행 "Beatles for Sale" CD의 같은 트랙과 비교하시면 됩니다.

비슷한 경우로 "레드앨범"이라고도 불리는 "The Beatles / 1962–1966"에는 위의 세곡 외에도 'And I Love Her'의 스테레오 버전이 실려있어 오리지널 CD의 모노 버전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 "레드앨범"에는 'All My Loving'의 스테레오 버전도 실려있지만 이 믹스는 초기 2트랙 녹음의 한계로 모노 버전과 이미지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비교 2. "The Capitol Albums, Volume 1"과 "Volume 2"
미국에서 발매된 비틀즈의 앨범들을 모은 이 박스세트는 모든 곡들이 모노/스테레오 버전으로 함께 들어있기 때문에 이 박스 세트를 가지고 계신 분은 손쉽게 모노/스테레오 차이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비틀즈 초중기 곡들의 모노/스테레오 버전은 
거의 대부분 이 박스세트를 통해 처음 CD데뷔했습니다. 
특히 "Help!"와 "Rubber Soul"의 65년 오리지널 스테레오 믹스도 
이 박스세트를 통해 이미 공개됐습니다.


비교 3. "EP Collection"과 "Singles Collection"
갖고 계신 분은 그리 많지 않지만 92년에 나온 "EP Collection"과 "Singles Collection"에는 수많은 초중기 곡들의 모노믹스가 실려있습니다. 특히 "Magical Mystery Tour" EP의 모노 버전과 스테레오 버전이 함께 들어있기 때문에 비교해서 듣기 좋습니다.


일단 현행 CD를 통해 손쉽게 모노와 스테레오의 기술적인 차이를 이해하는 방법을 적어봤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두가지 믹스에서 발견되는 소소한 차이는 비틀즈 카탈로그가 재발매되기 전에 한번 주욱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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